출연하지 않았는데 방송 중? AI가 만드는 가짜 유명인 콘텐츠
유튜브에서 유명 방송인이나 의사가 직접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이는 영상을 발견했다면 이제는 한 번 더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2026년 10월 3일 보도된 사례에서는 방송인 유재석 씨의 얼굴을 AI로 만든 이미지와 합성 음성을 이용해 마치 본인이 직접 사연을 소개하는 것처럼 만든 유튜브 콘텐츠가 논란이 됐습니다. 일부 영상은 조회수 10만 회를 기록했습니다.

비슷한 방식으로 유명 의사나 교수의 얼굴과 목소리를 활용해 건강정보나 제품 관련 내용을 전달하는 콘텐츠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영상이 진짜처럼 보이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유명인이 실제로 하지 않은 말을 한 것처럼 만들 수 있고, 이를 제품 광고나 투자 권유, 건강정보 등에 이용한다면 시청자는 ‘저 사람이 직접 추천했다’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의 얼굴과 목소리를 AI로 복제하는 것은 모두 불법일까요? 2026년 현재 법은 어디까지 규제하고 있고, 우리는 이런 영상을 어떻게 확인해야 할까요?
AI 사칭 콘텐츠란 무엇일까?
AI 사칭 콘텐츠는 특정인의 얼굴이나 목소리, 말투 등의 특징을 AI로 재현해 실제 인물이 등장하거나 말하는 것처럼 만든 콘텐츠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실제 방송인이 녹음하지 않은 문장을 그 사람의 목소리처럼 만들어 읽게 하거나, 유명 의사의 얼굴을 AI로 만들어 특정 건강제품을 추천하는 것처럼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AI를 이용했다는 사실 자체와 타인을 사칭해 사람을 오인시키는 문제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AI 음성으로 자신의 영상에 내레이션을 넣거나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행위 자체가 범죄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실제 인물을 특정할 수 있을 정도로 얼굴과 목소리를 복제하고, 시청자가 당사자의 실제 발언이나 활동으로 오인하도록 만든다면 초상·성명·음성에 관한 권리나 부정경쟁방지법 등 여러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왜 유명인의 얼굴과 목소리를 사용할까?
이런 콘텐츠가 위험한 이유는 AI 기술보다 사람의 ‘신뢰’를 이용한다는 데 있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이 “이 영양제를 먹어보세요”라고 말하는 것과 유명 의사가 같은 말을 하는 것은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큰 차이가 있습니다. 유명 방송인이 소개하는 이야기 역시 모르는 사람이 소개할 때보다 관심을 끌기 쉽습니다.
AI 사칭 콘텐츠는 바로 이 신뢰를 빌려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형태라면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 AI 사칭 유형 | 시청자가 오해할 수 있는 내용 |
|---|---|
| 유명 의사 얼굴·목소리 | 특정 치료법이나 건강제품을 추천했다고 오해 |
| 연예인 AI 영상 | 본인이 직접 출연·제작한 콘텐츠라고 오해 |
| 전문가 AI 영상 | 투자·부동산·금융정보를 직접 조언했다고 오해 |
| 유명인 AI 광고 | 해당 인물이 제품을 사용하거나 광고한다고 오해 |
| 가족·지인 AI 음성 | 실제 가족이 돈을 요구한다고 오해 |
| 회사 대표·상사 AI 음성 | 실제 업무지시나 송금 요청이라고 오해 |
따라서 AI 사칭 문제는 연예인의 권리 침해만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사칭된 인물을 믿은 소비자에게 금전적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함께 봐야 합니다.
유명인의 얼굴과 목소리를 AI로 사용하면 무조건 범죄일까?
현재 법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유명인의 얼굴이나 목소리를 AI로 재현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콘텐츠를 일률적으로 형사처벌하는 별도의 법률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대신 사용 목적과 방법에 따라 기존 법률을 적용하는 구조입니다.
유명인의 성명·초상·음성처럼 경제적 가치가 있는 인적 표지를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무단 사용한다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흔히 이를 ‘퍼블리시티권’ 문제라고 부릅니다.
지식재산처는 2026년 9월 국내 주요 연예기획사와 퍼블리시티권 보호 협의체 실무회의를 열면서 AI로 구현한 ‘디지털 레플리카’ 문제도 주요 대응 대상으로 다뤘습니다.
디지털 레플리카란 AI 등의 기술을 이용해 실제 사람의 외모·음성·행동 특성을 실제와 비슷하게 구현한 디지털 복제물을 말합니다.
2026년 시행된 AI기본법은 AI 가짜영상을 금지할까?
여기서 많이 헷갈릴 수 있습니다.
2026년 1월 22일부터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이른바 AI기본법이 시행됐습니다.
이 법에는 생성형 AI와 관련한 투명성 의무가 들어 있습니다.
인공지능사업자가 생성형 AI 또는 이를 이용한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AI가 생성한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표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히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가상의 음향·이미지·영상 등을 제공하는 경우에는 이용자가 AI 생성물이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고지하거나 표시해야 합니다.
AI기본법의 해당 의무는 인공지능사업자를 중심으로 규정되어 있고, 유명인의 얼굴이나 목소리를 이용해 콘텐츠를 만드는 모든 개인 크리에이터의 사칭 행위를 하나의 조항으로 포괄해 처벌하는 법은 아닙니다.
결국 AI 생성 표시 문제와 타인의 얼굴·목소리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문제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짜 의사·교수가 제품을 추천하는 AI 광고도 가능할까?
이 부분은 규제가 더 구체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2026년 5월 「화장품법」과 「약사법」이 개정됐고 관련 규정은 2026년 11월 27일부터 시행됩니다.
개정 화장품법에서는 AI를 이용해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가상의 음향·이미지·영상 등을 사용하면서 의사·약사·대학교수 등 관련 분야 전문가가 화장품을 보증하거나 추천·사용하는 것처럼 소비자가 오인할 우려가 있는 광고를 금지합니다.
의약품 광고 역시 AI로 만든 가상의 의사·약사·대학교수 등이 의약품 등을 추천하는 것으로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광고를 제한하는 규정이 시행될 예정입니다.
즉, AI로 가짜 전문가를 만들어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는 광고에 대해서는 별도의 규제가 구체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이 규정만으로 모든 종류의 AI 유명인 사칭 콘텐츠가 규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유명인 AI 영상인지 어떻게 확인할까?
문제는 AI 영상의 품질이 계속 좋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입 모양이 맞지 않거나 목소리가 기계적이고 손가락이 이상하면 AI를 의심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이런 특징이 단서가 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진짜와 가짜를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영상 자체보다 영상 밖의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1. 채널 이름보다 운영자를 확인한다
‘○○교수 건강연구소’, ‘○○와 함께하는 이야기’처럼 유명인의 이름이 들어간 채널이라고 해서 당사자가 운영하는 채널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채널 소개, 이전 영상, 공식 홈페이지나 공식 SNS에서 해당 채널을 안내하고 있는지 등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유명인이 정말 광고하는 제품인지 확인한다
영상에서 유명인이 특정 화장품이나 건강제품, 투자상품을 추천한다면 해당 인물이나 소속사의 공식 채널에서도 같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지 살펴봅니다.
특히 영상 아래에 바로 구매링크나 투자 상담방 링크가 붙어 있다면 영상만 믿고 결제하거나 개인정보를 입력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3. 목소리만으로 본인이라고 판단하지 않는다
AI 음성은 사람의 목소리 특징을 상당히 비슷하게 재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목소리가 똑같으니까 진짜다”라는 판단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4. 영상 설명에서 AI 사용 여부를 확인한다
AI 생성·합성 콘텐츠라는 사실이 표시돼 있는지 확인합니다.
다만 표시가 없다고 해서 실제 영상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표시 여부는 여러 확인 방법 가운데 하나로 보는 것이 좋습니다.
5. 건강·투자정보는 내용 자체를 다시 확인한다
유명 의사나 경제전문가의 얼굴이 등장하더라도 그 사람이 실제로 한 말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면 해당 인물의 권위보다 정보 자체의 근거를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질병 치료, 의약품, 투자수익처럼 잘못된 정보를 믿었을 때 피해가 큰 분야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부모님에게는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AI 콘텐츠에 익숙하지 않은 가족에게 “요즘 AI 영상 조심하세요”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실제 상황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신 몇 가지 간단한 기준을 알려주는 편이 낫습니다.
유명인이 영상에 나온다고 바로 믿지 않기
의사나 교수가 특정 제품 구매를 권하면 공식 출처 확인하기
영상 아래 전화번호나 링크를 통해 바로 결제하지 않기
투자방이나 카카오톡 상담으로 이동하라고 하면 한 번 더 확인하기
가족 목소리로 돈을 요구해도 기존 전화번호로 다시 전화하기
특히 부모님에게는 “AI 영상을 구별해보세요”라고 하기보다 유명인이 나와도 바로 돈을 보내거나 제품을 사지 말라는 행동 기준을 알려주는 것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AI 사칭 영상을 발견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영상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 확산시키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영상 주소, 채널명, 게시 날짜, 화면 등을 기록한 뒤 해당 플랫폼의 신고 기능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유명인의 얼굴이나 목소리를 무단으로 이용해 상품 판매 등에 활용하는 등 퍼블리시티권 침해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른 대응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식재산처는 2026년 9월 AI로 변형한 연예인의 음성을 이용한 콘텐츠나 AI로 변형한 초상을 결합해 유튜브 등에 배포하는 사례를 퍼블리시티권 관련 주요 침해 유형으로 제시했습니다.
만약 단순한 사칭 콘텐츠를 넘어 돈을 송금했거나 개인정보·금융정보를 넘기는 등 사기 피해가 발생했다면 영상 삭제 문제와 별도로 경찰 신고 등 피해 대응도 필요합니다.
AI 사칭 콘텐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말했는가’ 확인하기
AI 이전에는 유명인의 얼굴과 목소리가 영상에 함께 등장하면 실제 본인의 콘텐츠라고 생각하기 쉬웠습니다.
이제는 그 전제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얼굴도 만들 수 있고, 목소리도 복제할 수 있으며, 실제로 하지 않은 말까지 자연스럽게 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상의 진위를 판단할 때는 “얼굴이 진짜 같은가?”보다 “이 콘텐츠가 실제 당사자의 공식 채널에서 나온 것인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유명인의 얼굴과 신뢰를 이용해 건강제품이나 투자상품 구매를 유도한다면 더 신중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가짜를 눈으로 완벽하게 찾아내는 것은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결국 가장 현실적인 대응은 영상의 출처를 확인하고, 돈이나 개인정보가 관련된 순간에는 영상 속 얼굴이나 목소리만 믿지 않는 것입니다.
참고자료
-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제31조
-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시행령」 제23조
- 지식재산처, 「퍼블리시티권 보호 협의체 실무회의」 관련 보도자료
-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 「화장품법」 2026년 5월 개정 내용
- 「약사법」 2026년 5월 개정 내용
- 식품의약품안전처 2026년 주요업무 추진계획
※ 이 글은 2026년 10월 3일 현재 시행 중이거나 공포된 법령 및 정부기관 공개자료를 바탕으로 일반적인 정보를 정리했습니다. 구체적인 법적 책임은 콘텐츠의 내용과 사용 목적, 피해 발생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